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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도 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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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b62092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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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아이가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고 보챌 때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가 배가 고프거나, 너무 춥거나 덥거나, 기저귀가 젖었거나, 몸이 아프거나, 어둠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이 때 부모는 울음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울면서 자기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사실에 더 주목하여야 한다. 울음은 아이가 자신의 고통을 말하고, 긴장을 풀고, 회복하는 하나의 절차이다. 알레타 솔터 박사는 눈물은 인체가 복원되려는 노력이며 힐링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아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혈압이 내려가고, 몸 안의 독소가 제거되고, 근육의 긴장이 풀리며 호흡이 진정된다. 아이도 마음껏 엉엉 울고 나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고 기분이 나아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울지도 못하게 바로 달래려고 하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가 눈물을 흘릴 때 곁에 있어주고 귀를 기울여주면, 감정이 폭발한 후에 긴장이 풀리고 믿음이 생기며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아이가 울거나 소리 지르고 불안에 떨 때 무조건 달래려고 하지 말고 감정을 풀어내게 하자. 그러나 아이가 울 때 곁에 있어주고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은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울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아이의 뇌에 효율적인 스트레스 반응시스템이 형성되어 커서도 스트레스를 잘 견딜 수 있다.
아이는 자랄수록 충격을 덜 받지만, 춥거나 배가 고프거나 피곤하거나 아플 때는 여전히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고통스러운 분리불안에 시달리고,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해지면서 불쾌해하거나 즐거워한다. 말을 배우기 전까지 아이가 우는 것은 대개 ‘싫다’ 는 표현이다.
그러나 아이의 울음에 무관심하고 오랫동안 울게 내버려두는 일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몇 시간 동안 높은 농도로 뇌에 머물게 된다. 아이가 오랫동안 울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련의 호르몬연쇄반응이 일어난다. 그 반응은 하위뇌 안쪽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시상하부에서 시작된다.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옆에 있는 뇌하수체를 자극해서 ‘ACTH'라는 또 다른 호르몬을 만들어낸다. 이 호르몬이 다시 콩팥 바로 뒤에 있는 부신을 자극하고,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몸과 뇌에 퍼진다.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 회로를 HPA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이라고 부른다. 아이가 고통을 느끼는 동안 HPA축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계속 코르티솔이 증가한다. 그러나 아이를 달래면 이 흐름을 멈추게 수 있다.

발달적 의미

어릴 때 받은 스트레스로 HPA축이 영구적으로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극심한 고통을 겪은 아이들의 뇌MRI를 찍으면 장기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위축되어있다고 한다. 해마가 위축된 성인들은 기억력과 언어추리력이 떨어지는데, 스트레스가 심한 아이의 해마를 MRI로 찍어보면 노인의 것과 비슷하다. 미성숙한 아이의 뇌에선 감정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오피오이드,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을 포함하는 기본적인 시스템이 발달중이기 때문에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손상을 입는 것이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세로토닌 부족하면 우울하거나 폭력적이 되며, 오피오이드가 부족하면 부정적인 감정과 스트레스가 커진다.
신생아가 우는 것은 어른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기가 어른을 조종하려면 일정 수준의 사고력이 있어야 하고, 그러자면 전두엽에서 뇌 화학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제대로 작용하여야 한다. 하지만 아기 뇌에는 글루타메이트 시스템이 완전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아기는 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없으며, 하물며 부모를 속일수도 없다.
뇌는 감마아미노낙산(GABA)이라는 중요한 항불안 화학물질이 있어 자연적으로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하고 하위뇌의 정보체계인 편도체를 진정시킨다. 연구에 의하면 어린 포유동물은 혼자 남겨지거나 오랫동안 고통을 받으면 GABA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뇌의 스트레스 반응시스템이 과민해지고 불안감 속에서 살게 된다. 결국 어린 시절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GABA시스템이 변하면 어른이 된 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알코올에 의존하기 쉽다. 알코올이 뇌의 GABA시스템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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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지침

첫째, 아이가 울면 반응을 보이자.
아이가 위안을 필요로 할 때 반응을 보여주고 달래주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율신경계가 과민해진다. 그러면 아이는 천식 등 호흡기질환, 심장병, 섭식장애, 소화기장애, 불면증, 고혈압, 공포발작, 근육긴장, 두통, 만성피로 등 질병에 걸리기 쉽다. 아기가 울 때 90초만에 엄마가 반응을 보이고 가서 달래주면 5초 만에 울음을 그친다는 보고도 있다.

둘째, 왜 우느냐는 질책은 하지 말자.
왜 우느냐는 질책은 아이에게 죄책감을 주거나 무시를 당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더구나 부모는 왜 우는지 알고 나면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아이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전적으로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아이가 바라는 건 그런 게 아니며, 아이 혼자서도 충분히 해결할 수도 있다. 아이는 그저 자기의 감정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셋째, 신체접촉은 진정효과가 있다.
특별한 신체적 욕구를 해결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엄마가 편안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를 진정시킬 수 있다. 신체접촉을 통해 엄마의 성숙한 신체 각성시스템으로 아이의 미성숙한 각성시스템을 조절해주는 것이다. 신체접촉은 진정효과가 있는 옥시토신 분비를 자극한다. 마사지를 하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좋다. 아기 뇌에서 진정효과가 있는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춘다.

넷째, 엄마가 위안을 받자.
아이의 감정 상태는 거칠고 원시적이기 때문에 엄마의 뇌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다량 분비되면서 도파민과 오피오이드 같은 긍정적인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차단된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가 더 많이 우는 경향이 있다. 예민한 아기는 많은 위로와 위안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가 먼저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위로와 위안을 받아야 한다.

이성적인 아이 : 아이의 울음을 무시하지 말자. 아이의 모든 울음은 엄마가 분명하게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때도 많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주도적인 아이 : 아이를 대할 때는 절대로 화를 내거나 흥분해서 소리 지르지 말고 차분하고 여유 있는 감정 상태와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하자. 그래야 아이의 부정적 감정 상태와 부모의 긍정적 감정 상태가 만나 아이를 진정시킬 수 있다.

까다로운 아이 : 아이는 주변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울음이 잦고 한번 울면 숨이 넘어갈 만큼 심하게 운다. 아이의 울음에 반응하여 엄마가 알고 있다는 음성 신호를 보내거나, 아이에게 다가가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아이 곁에 있을 땐 아이를 안거나 적절한 스킨십을 해주자. 아이의 울음에 일관성 있게 반응하자.

감성적인 아이 : 아이가 이유 없이 운다면 엄마의 애정을 구하며 엄마와 함께하기를 원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평소 아이와 기본적인 신뢰감을 형성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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