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 심정지 온 남성 옆에…병원 물리치료사가 있었다

한 남성이 수영장 탈의실에서 갑자기 쓰러져 심정지가 왔지만 심폐소생술과 심장 충격으로 응급 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을 구했다. 마침 그의 옆에는 심폐소생술 과정을 이수한 서울의료원 물리치료사가 있었다.
 
서울의료원 재활의학센터 소속 이승구 물리치료사는 지난 4일 오전 6시 50분쯤 중랑구의 한 수영장에 새벽 운동을 갔다가 탈의실에서 박석진 씨(49)가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박 씨는 안색이 급격히 나빠지고 신체 강직이 나타나는 등 심각한 상태였다.

이 물리치료사는 주변 사람들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 동시에 자동제세동기(AED)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던 중 수영 강사들이 가져온 제세동기를 이용해 심장 충격까지 시행했다.
 
이후 119구급대가 도착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고,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당시 중증 환자로 만실 상태였지만 다행히 심폐소생실을 이용할 수 있어 응급 치료가 진행됐다. 정밀검사 결과, 박 씨는 심장 혈관에서 이상이 발견됐고, 응급센터 의료진과 심뇌혈관센터의 협조로 중재술을 받아 현재 무사히 회복 중이다.
 
서울의료원 이승구 물리치료사가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박석진 씨에게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 서울의료원 제공 원본보기
서울의료원 이승구 물리치료사가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박석진 씨에게 감사 인사를 받고 있다. 서울의료원 제공

서울의료원 응급의학과 정용욱 과장은 "초기 처치가 몇 분만 늦었어도 후유증이 남거나 심하면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이 물리치료사의 신속한 대응과 매뉴얼에 따른 조치는 '생존 사슬(chain of survival)'의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재 일반병실에서 회복 중인 박 씨는 "사고 당시 기억은 없지만 초동 응급조치가 잘 이뤄지고 병원 이송 이후 치료도 빠르게 이어졌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이 물리치료사를 비롯해 119 구급대원과 서울의료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승구 물리치료사는 재활의학센터에서 근무하면서 평소 심폐소생술 교육을 꾸준히 받아왔으며,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인증하는 '보건의료인 심폐소생술(KBLS-Provider)' 과정도 이수했다.
 
그는 또한 꾸준한 헌혈을 통해 한국혈액암협회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증을 기부하는 등 선행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이 물리치료사는 "심정지 환자를 실제로 마주한 순간, 병원에서 근무하며 매년 받아온 심폐소생술 교육 덕분에 주저없이 주변에 계신 분들께 119 신고와 제세동기 요청을 할 수 있었고, 정확한 심폐소생술도 시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힘을 합쳐 환자를 도운 수영장 관계자와 119구급대, 힘들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응급환자를 인계받아 최선을 다해 살려낸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공을 다른 이들에게 돌렸다.